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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노래 초연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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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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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노래 초연을 마치고 06/9/15

어제 9월14일 금호아트홀에서 사단법인 한국 가곡문화예술협회 주최로 "2006 제3회 한국가곡대축제"중 두번째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4시부터 시작된 리허설에는 이미 소프라노 김영애선생님과 베이스 오현명선생님이 오셔서 인터뷰를 하고 계셨습니다.

"가을노래"는 메조소프라노 김 민아 선생님과 피아노에 이 호정 선생님이 함께 했습니다.

작곡가에게는 드레스 리허설은 짧은 시간동안 고도의 집중을 해야만 하는, 작품의 마지막 작업의 순간이기도 하지요. 연주 홀의 음향 상태와 관련해서 다이나믹의 조절, 가사전달의 문제, 피아노와 인성의 발란스, 작품 전체에 관한 조화등 4분길이의 작품에서 최종 점검해야 하는 내용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집어내야 하기 때문 입니다. 그리고는 한 발자국 물러서서 연주자에게 온전히 맏기고 객석에서 초연?히 내 음악을 듣는 일만 남게 됩니다.

음악회의 시작은 원로 시인 황금찬 선생님의 사회로 시작되었는데 일상적인 사회가 아닌, 황선생님만의 고유한 사회로 듣는 이에게 생각을 하게끔 하는 짧지만 긴 여운의 말씀이 계셨습니다. 오늘밤 이 음악회에 오신 여러분은 참으로 행복하다는 이야기와, 작고하신 시인 조지훈님의 시 한편을 마음 가득 담아 낭송하셨지요.

내 작품은 휴식 그 다음으로 노래되었는데 김민아 선생님이 온 정성을 담아 그렇게 노래 불렀습니다. 사실 작품은 이미 6월에 완성되었지만 연주자에게 전해진 것은 8월 말이어서 초연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그 기간이 넉넉하지는 못했을 텐데도, 가사의 의미를 꼭꼭 집어가며 맑게 노래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詩가 있었기에 가을을 노래하는 애틋한 마음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수녀님의 시에는 늘 자연예찬 뿐만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다짐도 들어있습니다. 저의 곡이 그 분의 시에 누가 되지 않았기를 바라면서,
이 자리를 빌어 이해인 수녀님과 총감독을 맞으신 장윤경 감독님과 작곡가로서 꼭 필요한 계획을 추진해 주신 진규영, 이용주,이복남선생님 그리고 우리 작곡가에게 없어서는 않될 원로 성악가 선생님부터 젊은 성악가 선생님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가을노래 이해인 詩


하늘은 높아 가고
마음은 깊어 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없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 없이
강이 흐르게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져야겠구나
남은 시간 아껴 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잎이 질 때마다
한 움큼의 시(詩)들을 쏟아 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 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 가고
기도는 깊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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