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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례(禮)·악(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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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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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들이 꿈꾸고 원했던 이상사회는 바로 요순(堯舜)시대였습니다. 공자나 맹자가 이룩한 유학사상(儒學思想)은 그 마지막 목표는 요순의 정치를 통해 요순의 세상을 구현해내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자는 그의 『논어』에서 요순세상을 이룩하는 세 가지의 요체로, 시(詩)·례(禮)·악(樂)의 셋을 들고, “시에서 감흥을 일으키고 (興於詩), 예(禮)로 자신을 옳고 바르게 정립시키고(立於禮), 음악을 통해 인간이 추구하는 이상사회를 완성한다(成於樂)”라는 천고의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렇듯, ‘시례악’의 비중은 높고 컸습니다. 격조 높은 문화, 격조 높은 예술의 경지에 도달해야만 최고의 이상사회가 완성된다는 인문(人文)정신이 강조되었기에, 동양의 인문학이 그래도 현재까지 대접받을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예로는 밖의 행동을 절제하고, 음악으로는 내부의 마음을 화평하게 한다. 절제는 행동을 바르게 해주고 화평은 덕을 기르게 해주는 것이니, 둘 중에 어느 한쪽도 없애서는 안된다. 더구나 덕은 안이자 근본이다. 중용(中庸)의 마음 경지가 안에 간직되어야 효우(孝友)와 목인(睦婣)이 밖에서 이룩되어 지는 것이니, 음악이야말로 인간을 교화하는데 맨 먼저 힘써야 할 일이다”(樂書孤存序)라고 다산은 음악의 중요성을 명확하게 설파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음악의 경(經)은 진시황의 분서갱유 때에 망실되고는 끝내 복원되지 못해, ‘사서육경’이 ‘사서오경’으로 남아 있고 말았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다산은 귀양지 강진에서 귀양살이 18 년 째인 1818 년 여름, 끝내 『악서고존』이라는 음악의 경(經)을 12권으로 복원해내는 위업을 이룩했습니다. 『시경』•『서경』•『맹자』•『의례』•『주례』•『주어(周語)』등에 띄엄띄엄 들어 있는 몇몇 구절만을 뽑고 따다가 자기의 생각을 부연하여 책을 저술했으니 12권의 『악서고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고존(孤存)’이라는 것은 많으면서 그대로 모두 없어지기보다는 차라리 적을망정 그대로 보존되는 것이 더 나음을 일컬음이다(孤存也者 謂與其衆而亡 寧孤而存耳 : 序)”라고 말하여 책의 이름을 붙이게 된 이유까지 설명했습니다.

다산은 유명한 논문 「악론(樂論)」에서도 음악이 아니고는 성인(聖人)정치나, 요순정치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음악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화평(和平)하게 해주어야만 투쟁이나 전쟁도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음악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교화(敎化)도 끝내 시행되지 못하고, 풍속도 끝내 변화시킬 수 없어서 천지의 화기(和氣)가 끝내 이르게 할 수 없다.”라고 말하여 세상만사가 음악을 통해서 완성된다는 공자의 ‘성어락(成於樂)’ 의미를 명쾌하게 밝혔습니다.

음악을 통해, 투쟁과 전쟁도 막고, 음악을 통해 만민이 평화롭고 공평하게 살아가는 요순시대를 이룩해보자는 뜻에서 였습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와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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