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곡을 써야만 하는가? > Artcle

본문 바로가기

반드시 곡을 써야만 하는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21 10:25

본문

아주 오래전 릴케가 젊은 시인에게 준 글을 읽고는
참 생각이 많았었는데 한참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다시금 아래의 글을 만나 읽고보니
그 당시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마음에 와 닿는 것을 느꼈습니다.

여러분 중에도 이런 자문을 많이 하고 있을 거라 생각되어
릴케의 글을 덧붙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 . . .

.....자네는 자네의 시가 훌륭한 것인지를 묻고 있네.
자네는 내게 묻고 있네.
자네는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도 여러 차례 물어 보았었네.

그 시들을 잡지사에도 보내 보았었네.
자네 시를 다른 시들과 비교도 하고 어떤 편집자들이 자네가 수고하여 쓴 시를 거절할 때는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네.

그런데.....그렇게 하지 말기를 바라네.

자네는 외부를 바라보고 있네만
무엇보다도 이제는 그렇게 해서는 안되네.

아무도 자네에게 조언을 하거나 도움을 줄 수 없네.
아무도 말일세.

길은 오직 하나밖에 없다네.

자네 자신을 깊이 살펴보게나.

자네에게 글을 쓰게 만드는 이유를 탐구하게.

자네 마음
가장 깊은 자리에 그것이 뿌리를 뻗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
글을 써서는 안된다고 하면
차라리 죽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자신을 시험해 보게나.

무엇보다도
이렇게 해보게.

한밤중 고요한 시간에 일어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 보게나.

′내가 반드시 시를 써야만 하는가′ 라고 말일세.

자신을 깊이 파고들어가 깊은 대답을 얻어내게나.

그 대답이 긍정적이라면,
만약 이런 진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강하고 단순하며
′반드시 써야′ 하는 것이라면
그 필연적인 요구에 따라 살아가게나.

자네의 가장 무심하고 하찮은 시간의 삶도 반드시 이런 강한 추진력의 표시요 그에 대한 증거가 되어야 하네......


- 시인이 되어도 좋은지를 묻고 있는 한 젊은이에게 준 릴케의 말

Copyrights 2018 ⓒ Lee Hae-Sung. All rights reserved. 이혜성교수  goyoh6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