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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무아 인생지한(有我無蛙人生之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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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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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무아 인생지한(有我無蛙人生之恨)


"나는 있으나 개구리가 없는 게 인생의 한이다"라는 이 말은 고려 말 이규보가 과거에 낙방하고 초야에 묻혀 살 때 집 대문에 붙어있던 글이다.

하루는 임금이 단독으로 야행을 나갔다가 깊은 산중에서 날이 저물었다. 다행히 민가를 하나 발견하고 하루를 묵고자 청하게 되었는데, 그 집 대문에 붙어있는 글 有我無蛙人生之恨(유아무와 인생지한)이라는 글이 임금을 궁금하게 하였다. 개구리가 뭘까? 왕은 여러 가지로 생각해봤지만 도저히 감이 안 잡혔다.
사정 끝에 하룻밤을 묵어갈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지만 집 주인의 글 읽는 소리에 잠은 안 오고 궁금해서 면담을 신청했다. 그리고 궁금하게 여겼던 그 글에 대하여 들을 수 있었다.

옛날, 노래를 아주 잘하는 꾀꼬리와 목소리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꾀꼬리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있을 때 까마귀가 꾀꼬리한테 내기를 하자고 제의했다. 두루미를 심판으로 하고 3일 후에 하자는 것이었다. 꾀꼬리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지만. 시합에 응하기로 했다. 꾀꼬리는 3일 동안 목소리를 더 아름답게 가꾸고자 노력했지만 정작 노래시합을 제의한 까마귀는 노래 연습은 하지 않고 논두렁에 가서 개구리만 잡는 것이었다. 아무튼 약속한 3일이 되어서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를 한곡씩 부르고 심판인 두루미의 판정을 기다리게 되었다. 꾀꼬리는 고운 목소리로 잘 불렀기 때문에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지만 결국 심판인 두루미는 까마귀의 손을 들어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까마귀는 그 때 잡은 많은 개구리를 두루미한테 갖다 주고 뒤를 부탁한 것이었다.

이어 이규보 선생은 자신의 실력이나 지식은 남에게 뒤지지 않는데, 과거를 보면 꼭 떨어진다고 말했다. 돈이 없고, 정승의 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런 일이 있은 후 임금은 궁궐에 돌아와서 임시과거를 열 것을 명하였다. 과거를 보는 날, 이규보 선생도 참여하게 되었는데, 시제가 바로 ′有我無蛙人生之恨′이란 여덟 자였다. 다른 사람들이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를 생각하고 있을 때 이규보선생은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큰 절을 한 번 올리고 답을 적어 냄으로서 장원급제하여 유명한 학자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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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실력의 순서로 출세할 만큼 이상적이고 정돈된 곳이 아닙니다. 비논리와 불합리가 훨씬 더 많은 세상이지요. 그런 속에서 많이 부족하지만 자신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발견하고 찾아가는 것, 보다 나은 인간으로 발전해 가는 것, 내가 아니라 우리를, ′나만이 아니라 다 함께′를 실현해 나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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