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죽을 때까지 자란다 --김진애글


사람은 죽을 때까지 자란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훨씬 더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사는 사람들은 80세 이상 살 가능성이 높다. 지금 20대라면 90살까지, 지금 0-10대라면 100살 이상 살 가능성도 높을 것이다. 그 길고 긴 시간을 어떻게 살까? 열심히 6-3-3-4(+2)년 공부하고 30-40년 한 직업에 종사하면서 살 수 있을까? 55-65세 사이에 퇴직할 때까지. 아니면, 15-20년 열심히 일하고, 40대 중반쯤부터 어쩔 수 없는 퇴직 인생을 살게 될까?
모를 일이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라면, 이 시대 인간의 삶이란 ‘물리적 수명은 길어지고 기능적 수명은 점점 짧아진다’는 패러독스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모순을 껴안고 살려면 끊임없이 자신을 새롭게 하는 방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 인생이든, 공부든, 프로 생활이든, 자신의 수준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자꾸 높이는 작업 자체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능력이다. 다음과 같은 단계를 생각해 보자.

일생에는 단계가 있다.
첫째 단계 : (학교) 공부를 통해 준비된 나를 써 먹는 단계
둘째 단계 : 나를 써 먹으며 생긴 노하우로 자신의′업′을 세우는 단계
셋째 단계 : 남을 위해서 기회를 만들어주는 업을 세우는 단계
넷째 단계 : 자신만을 위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단계

공부하기에도 분명 단계가 있다.
첫째 단계 : 아는 게 뭔지 모르는 게 뭔지 잘 모르면서 막무가내 들이 파는 단계
둘째 단계 : ′아하′ 하면서 더 알고싶고 질문이 자꾸 더 생기며 재미를 느끼는 단계
셋째 단계 : 마치 구름 위에 오르는 듯 숲이 보이는 듯 전모가 보이고 빈 데가 보이고 자신의 한계도 알게 되는 단계
넷째 단계 : 드디어 자신이 궁금한 문제를 만들어서 그 문제를 이모저모 들여다 볼 수 있는 단계

프로로 일하기에도 분명히 단계가 있다.
첫째 단계 : 주어진 일을 100 잘하는데 온 힘을 집중하는 단계
둘째 단계 : 다른 일과의 연관성과 전후좌우가 보이면서 110의 효과를 보며 일하는, 아주 재미나는 단계
셋째 단계 : 처음부터 끝까지 전모가 보이고 그 구조와 구성과 필요한 요소를 파악하고 일의 리듬을 타는 단계
넷째 단계 : 왜 이 일을 해야 하는 지 의문을 할 수 있는 동시에 그 일을 위한 구상까지 스스로 할 수 있는 단계

당신의 자라기는 어떤 단계에 있는가? 사람이 다루는 주제와 대상이 수없이 많은 만큼, 우리는 정말 죽을 때까지 자랄 수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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