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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수영의 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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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2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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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좋아하는 김수영 (1921-1968) 시인의 전집에 나와있는
그의 일기의 한 부분을 옮겨 봅니다.


?월?일

내가 언제 남의 문학독본이나 시론에 나오기 위하여 시를 썼던가?

꾸준히 이 어려운 가운데에서 글공부를 하자. 문학은 이 안에 있는 것이다. 부족한 것은 나의 재주요, 나의 노력이다.
이름 팔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값싼 광대의 근성이다. 깨끗한 선비로서의 높은 정신을 지키자.

2월2일
예술의 힘으로 커진 사람은 인간으로도 큰 사람이 된다는 표본 같은 이가 가람 선생이라고 생각한다.

귀가 교훈

1. 독서와 생활을 혼동해서는 아니된다. 전자는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후자는 뚫고 나가는 것이다.
2.확대경을 쓰고 생활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할 것이다.

2월16일 (수)

경험이란 한번만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적어도 열번 스무 번씩 되풀이하여야만 비로소 그 경험이 내것이 되고 소설의 소재 위에 오를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느낀다.
인내가 용서하는 한 침묵을 지키고 3년이고 4년이고 5년이고 오래 준비의 기간을 가져야 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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