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징표와 「201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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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21 11:1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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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징표와 「2012 대한민국」
김정남(언론인)
2011년은 세계적으로 벅찬 격동의 한 해였다. 그 격동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서 앞으로 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예측조차 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우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도력이 현저하게 축소된 데 반해 중국은 빠른 속도로 그 영향력이 부상하고 있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위에, 후쿠시마 원전사태의 후유증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유로존 경제위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봄부터 독재자의 퇴진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와 그에 대한 유혈진압이 아직껏 계속되고 있다. 상위 1%의 탐욕과 부패에 저항하는 99%의 시위가 월가 점령운동으로 나타나더니, 미국의 중요도시를 거쳐 유럽과 전세계로 번져나가고 있다. 이 시위는 지난 15일, 한국에도 상륙하였다. 갖지 못한 99%가 가진 1% 사회의 갱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이 시위는 어디서, 어떻게 멈출지 모르게 시공(時空)을 넘어 확대되고 있다.
한국 정치의 패러다임이 깨지고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마이클 샌델은 월가 점령 사태는 경제위기 그 자체는 물론, 그에 대응하는 정치시스템의 무능에 대한 분노와 좌절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월가 점령 시위와 아랍의 봄, 그리고 유럽 젊은이들의 시위는 별개가 아니라 그 내면에서는 서로 맞닿아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에 더 이상 기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이들 시위의 연장선 위에서 현재의 정치시스템에 대한 대안이 나와야 하고, 또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나타난 안철수·박원순 현상은 이러한 세계적인 변화의 한국적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 무능·부패한 한국정치에 대한 탈 정치의 움직임이 다름 아닌 안철수·박원순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까지 한국의 정당정치는 지역주의와 이념이라는 분열과 대립의 고질적인 중층구조 위에서 그 존립이 가능했다. 이제 그 구조가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동안 국민은 어느 한 쪽의 지역주의 아니면 둘 중 하나의 막다른 이념의 선택을 강요당해왔다.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하는 것이 이제까지의 대한민국 선거역사였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국민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수반할 수 밖에 없게 했다. 박원순 시민후보의 탄생은 우리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한국의 정치는 이제 ′제3의 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시민후보 박원순의 당락과 그 이후의 성패는 한국정치의 향방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2012, 격동하는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희망가를 준비하자
2012년의 세계에는 또 다른 정치적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예정되어 있다. 북한에게는 김일성주석 탄생100주년에다가 강성대국으로 가는 그 원년이 된다. 세계를 움직이는 두 개의 큰 축이라 할 미국과 중국에서 각기 대통령선거와 제5세대 지도부 출범에 따른 권력이양이 예고되어 있다. 이제 안정과 성장을 되찾아가고 있는 러시아에서는 강력한 이미지의 푸틴이 재집권에 복귀할 것이 예견되고 있다. 이 밖에도 프랑스, 인도, 터키, 멕시코, 대만에서도 대통령 또는 총통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이처럼 2012년은 천하대란이 충분히 예견되는 한 해다.
여기에 맞물려 대한민국 역시 12월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이미 대한민국은 안으로도 매우 복잡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대북관계의 교착과 불확실성, 정치·경제·사회적 양극화의 심화, 이미 현재화된 1%와 99%의 대립, 고령화와 저출산의 급격한 진행,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에 따른 사회문제, 교육·복지·노동에 있어서의 국론분열, 그리고 모처럼 정치적 민주화와 산업화의 성취로 응축되었던 창의적인 민족문화 에너지가 세계로 분출되기 시작한 한류(나는 이것을 홍익문명이라고 부르고 싶다)를 어떻게 키우고 확산·관리해 나갈 것인가 등 시급한 현안이 줄줄이 널려있다. 과연 ′2012 대한민국′이 안팎의 도전과 시련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우리에게 변화하는 세계와 그 시대의 징표를 읽어낼 수 있는 지도자가 있는가,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지혜와 비젼을 가진 인물이 있는가. 우리는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놓고 자신의 경륜과 언어로 국민 앞에 설득해 낼 수 있는 정치인이 있는가.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두 눈을 씻고 봐도 내 눈에는 그런 이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정당판에서는 더욱 더 보이지 않는다. 저런 사람들에게 ′2012 대한민국′을 맡길 수 있을까, 가슴이 답답하다. 이대로라면 ′2012년 대한민국′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매우 조심스럽지만, 수요자 중심의 대통령 후보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국민이 중심이 되어 후보를 옹립하는 ′국민후보론′이 바로 그 것이다. 세계적인 격동 속에서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국가의 비젼과, 이 공동체가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국가 의제에 대한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국민후보를 찾아 추대하자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초대, 전국을 순회하며 공개토론을 통해 국민적 동의를 확보해 나가고, 최종적으로는 국민경선을 통해 국민후보를 확정하자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런 후보를 내고 또 당선시킬 수 있다면 2012년은 우리에게 분명 희망과 전진의 위대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김정남(언론인)
2011년은 세계적으로 벅찬 격동의 한 해였다. 그 격동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서 앞으로 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예측조차 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우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도력이 현저하게 축소된 데 반해 중국은 빠른 속도로 그 영향력이 부상하고 있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위에, 후쿠시마 원전사태의 후유증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유로존 경제위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봄부터 독재자의 퇴진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와 그에 대한 유혈진압이 아직껏 계속되고 있다. 상위 1%의 탐욕과 부패에 저항하는 99%의 시위가 월가 점령운동으로 나타나더니, 미국의 중요도시를 거쳐 유럽과 전세계로 번져나가고 있다. 이 시위는 지난 15일, 한국에도 상륙하였다. 갖지 못한 99%가 가진 1% 사회의 갱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이 시위는 어디서, 어떻게 멈출지 모르게 시공(時空)을 넘어 확대되고 있다.
한국 정치의 패러다임이 깨지고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마이클 샌델은 월가 점령 사태는 경제위기 그 자체는 물론, 그에 대응하는 정치시스템의 무능에 대한 분노와 좌절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월가 점령 시위와 아랍의 봄, 그리고 유럽 젊은이들의 시위는 별개가 아니라 그 내면에서는 서로 맞닿아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에 더 이상 기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이들 시위의 연장선 위에서 현재의 정치시스템에 대한 대안이 나와야 하고, 또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나타난 안철수·박원순 현상은 이러한 세계적인 변화의 한국적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 무능·부패한 한국정치에 대한 탈 정치의 움직임이 다름 아닌 안철수·박원순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까지 한국의 정당정치는 지역주의와 이념이라는 분열과 대립의 고질적인 중층구조 위에서 그 존립이 가능했다. 이제 그 구조가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동안 국민은 어느 한 쪽의 지역주의 아니면 둘 중 하나의 막다른 이념의 선택을 강요당해왔다.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하는 것이 이제까지의 대한민국 선거역사였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국민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수반할 수 밖에 없게 했다. 박원순 시민후보의 탄생은 우리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한국의 정치는 이제 ′제3의 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시민후보 박원순의 당락과 그 이후의 성패는 한국정치의 향방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2012, 격동하는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희망가를 준비하자
2012년의 세계에는 또 다른 정치적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예정되어 있다. 북한에게는 김일성주석 탄생100주년에다가 강성대국으로 가는 그 원년이 된다. 세계를 움직이는 두 개의 큰 축이라 할 미국과 중국에서 각기 대통령선거와 제5세대 지도부 출범에 따른 권력이양이 예고되어 있다. 이제 안정과 성장을 되찾아가고 있는 러시아에서는 강력한 이미지의 푸틴이 재집권에 복귀할 것이 예견되고 있다. 이 밖에도 프랑스, 인도, 터키, 멕시코, 대만에서도 대통령 또는 총통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이처럼 2012년은 천하대란이 충분히 예견되는 한 해다.
여기에 맞물려 대한민국 역시 12월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이미 대한민국은 안으로도 매우 복잡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대북관계의 교착과 불확실성, 정치·경제·사회적 양극화의 심화, 이미 현재화된 1%와 99%의 대립, 고령화와 저출산의 급격한 진행,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에 따른 사회문제, 교육·복지·노동에 있어서의 국론분열, 그리고 모처럼 정치적 민주화와 산업화의 성취로 응축되었던 창의적인 민족문화 에너지가 세계로 분출되기 시작한 한류(나는 이것을 홍익문명이라고 부르고 싶다)를 어떻게 키우고 확산·관리해 나갈 것인가 등 시급한 현안이 줄줄이 널려있다. 과연 ′2012 대한민국′이 안팎의 도전과 시련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우리에게 변화하는 세계와 그 시대의 징표를 읽어낼 수 있는 지도자가 있는가,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지혜와 비젼을 가진 인물이 있는가. 우리는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놓고 자신의 경륜과 언어로 국민 앞에 설득해 낼 수 있는 정치인이 있는가.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두 눈을 씻고 봐도 내 눈에는 그런 이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정당판에서는 더욱 더 보이지 않는다. 저런 사람들에게 ′2012 대한민국′을 맡길 수 있을까, 가슴이 답답하다. 이대로라면 ′2012년 대한민국′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매우 조심스럽지만, 수요자 중심의 대통령 후보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국민이 중심이 되어 후보를 옹립하는 ′국민후보론′이 바로 그 것이다. 세계적인 격동 속에서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국가의 비젼과, 이 공동체가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국가 의제에 대한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국민후보를 찾아 추대하자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초대, 전국을 순회하며 공개토론을 통해 국민적 동의를 확보해 나가고, 최종적으로는 국민경선을 통해 국민후보를 확정하자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런 후보를 내고 또 당선시킬 수 있다면 2012년은 우리에게 분명 희망과 전진의 위대한 한 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