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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한 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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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2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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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의 금융위기가 과연 내년에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킬지 
예상을 할 수 없는 염려스러운 가운데 한 해를 서서히 마감하는 시점에 섰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과 더욱 겸허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작곡가로 
지난해 처음으로 1년간 작곡을 중지하고 온전히 비우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정갈한 마음으로 “녹우”綠雨 Green Rain for Marimba Quartet을 유난히 비가 많이 왔던 지난 여름을 소리로 만들었고, 동시에 “미소III" for solo violin 과 string ensemble 작업을 하다가 결국 string ensemble 작업은 통증으로 중지하게 되었지요. 
“미소III"에는 arpeggio를 중심소재로 작업을 했는데, 그 작업과정이 너무나 고되고 쉽게 진행되지 않아서, 또한 새로 만들어 실험해본 수십 개의 arpeggio 를 버리는 과정을 밟으면서 공역으로 인한 무게로 내가 만드는 음 1초를 앞으로 나아가게하는 것도 힘겹기만 했지요. 

그리고 년 전부터 틈틈이 쓰기로 한 가곡 중에 
이해인 수녀님의 “병상일기I"를 가을에 끝냈고 
"친구에게“를 어제 끝냈습니다. 
이제 한 해의 끝에서 그 시간을 회고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지요. 

내년에 쓸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며 희망을 가득히 품어봅니다. 
정호승시인의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와 이해인 수녀님의 “사라지는 침묵 속에서”를 틈틈이 가곡으로 만들고, Clarinet Trio와 지난해부터 배우기 시작한 우리의 악기 “아쟁”의 멋진 소리를 처음으로 나의 소리로 표현할 계획입니다. 내가 작업할 작품이면서도 과연 어떻게 완성이 될지 벌써 가슴이 뜁니다. 새로운 연주자와의 만남도 궁금해 집니다. 
부디 계획한 작품을 쓰는데 어떤 난관이 오더라도 잘 극복해 낼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구해봅니다. 

그리고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음악가가 되기 이전에 하나의 인격체로 지속적인 성숙을 바라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서 진지하게 가르쳤습니다. 그런데도 늘 성적을 입력하는 시점에는 잘 가르쳤다는 마음보다는 회의가 더 많습니다. 요즘 세상에 엄한 것, 정도를 가르치는 것, 최선을 다하는 것, 진실되게 생각하는 것, 남이 무엇을 하든 자신을 믿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 정직할 것, 바르게 살 것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고, 내 주변에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실어 애를 써 보았지만, 결과는 마음이 아픕니다. 물론 나의 그런 생각을 따르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또 애를 써 볼 겁니다. 다른 방법을 연구하면서 말이지요. 왜냐하면 저는 작곡가이자 교육자이니까요. 

여기 정호승 시인의 시 한 수를 적었습니다. 
여러분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꿈을 이루는 한 해가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ㅇㅎㅅ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정 호 승 

이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겨울밤은 깊어서 눈만 내리어 
돌아갈 길 없는 오늘 눈 오는 밤도 
하루의 일을 끝낸 작업장 부근 
촛불도 꺼져가는 어둔 방에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절망도 없는 이 절망의 세상 
슬픔도 없는 이 슬픔의 세상 
사랑하며 살아가면 봄눈이 온다 
눈 맞으며 기다리던 기다림 만나 
눈 맞으며 그리웁던 그리움 만나 
얼씨구나 부둥켜안고 웃어보아라 
절씨구나 뺨 부비며 울어보아라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어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 
봄눈 내리는 보리밭길 걷는 자들은 
누구든지 달려와서 가슴 가득히 
꿈을 받아라 
꿈을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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