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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의 청소년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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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2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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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청소년들이 <토지>를 읽어주기를 열망해 왔습니다" 
일제 시대를 20년 간 살아온 나는 그 시대의 실상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핍박과 억압 속에서 헐벗고 굶주리면서도 우리의 것을 지키려 했고 잃은 강산을 찾으려고 저항했던 그 시절, 잊을 수 없지요. 청소년 여러분들에게는 잊어야 할 그때 그 시절, 잊지 말아야 하는 그때, 그 기억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단순히 그 시절을 전하기 위해, 일깨우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인류와 이 세상에 생을 받아 나온 모든 생명들의 삶의 부조리, 그것에 대응하여 살아남는 모습, 존재의 본질적 추구를 같이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박경리, 머리말에서 

<청소년 토지>의 기획의도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까지 우리 민족의 삶을 총체적으로 그리고 있는 <토지>는 연재를 시작할 당시부터 화제가 되기 시작하여 완간될 때까지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어 왔다. 판소리, 설화, 민요 등 다양한 서술방식을 통해 우리 문학의 전통의 맥을 잇고 있으면서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다의적인 서사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겨레의 재산′, ′노벨문학상을 우리에게 안겨줄 유일한 작품′ 등 전문가들의 찬사 속에 드라마와 서사 음악극, 영화 등으로 각색되는 한편, 전 5부 완간 이후에는 집필장소가 문학공원이 되고, 인터넷에 토지의 독자들로만 이루어진 많은 사이트가 개설되는 등 이처럼 <토지>는 전문 문학인의 높은 문학적 평가와 대중들의 폭넓은 사랑을 동시에 받는 더없이 중요한 작품임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청소년 토지>의 기획의도는 분명하다. 청소년들에게 우리 현대문학의 고전인 <토지>를 쉽게 접하게 하고, 그들이 성장하여원 텍스트를 찾아 읽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곧 우리 문학의 생명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완독이 어려웠던 원작 <토지> 
<토지>는 26년이라는 집필 기간이 말해주듯 엄청난 소설이다. 시간적 배경은 1897년에서 1945년까지 약 50여 년에 이르며, 공간적으로는 경남 하동 평사리에서 만주와 일본 동경에까지 미친다. 또한 등장인물은 700여 명에 달하는데 이들은 평사리를 중심으로 5세대에 걸쳐 확대되는 인물 관계도를 펼쳐 보인다. 우리 문학사상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방대한 규모, 다의적인 서사 구조 등의 이유로 <토지>는 그동안 우리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인 지적을 넘어선 본격적인 연구 성과는 매우 드물었다. 연구자들조차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토지>를 일반 독자들이 전권을 제대로 다 읽어낸다는 것은 도달하기 힘든 도전에 가까웠다. 하물며 우리 청소년들이 <토지>를 완독한다는 것은 감히 엄두조차 내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었다. 특히 고등학교 국어 및 문학 교과서에 <토지>가 수록될 만큼 현실적으로 그 독서에 대한 필요성은 절실히 요구되고 있었지만 작품 자체의 방대한 양은 물론 책을 읽는 데에 필요한 역사적 배경이 되는 사건에 대한 이해, 낯선 우리 고유어(특히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사투리들은 성인들조차 정확한 의미를 알기 어렵다), 얽히고 설킨 수많은 인물들은 쉽사리 완독을 허락지 않았다. 때문에 <토지>를 최초로 완간했던 솔출판사에서조차 ′일반인을 위한 쉬운 토지′를 기획했을 정도였다. 

박경리 선생의 열망,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청소년 토지> 
청소년들이 읽을 수 있는 <토지>를 항상 열망해 왔다는 박경리 선생의 뜻 그리고 교육 현장의 일선 교사들의 절대적 요구에 의한 결과물인 <청소년 토지>는 먼저 분량 면에서 대폭적인 조정(권당 원고지 450쪽 내외)과 학력과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라도 쉽게 읽어낼 수 있는 레이아웃으로 구성되었다. 거기에 동양화가 김옥재 선생의 삽화를 곁들여 원작의 느낌을 보다 더 풍부하고 생동감 있게 살려주면서 청소년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각권 말미에는 역사적 배경이 되는 사건이나 주요 인물들을 부별로 정리하여 전체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독자 대상이 청소년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토지>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청소년 토지>의 독자층은 생각보다 훨씬 폭넓게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청소년들은 물론 그들의 독서를 이끌어줄 부모님들까지 함께 읽고, 함께 감동을 나눌 수 있도록 배려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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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저자 | 박경리 
민족문학사에 길이 남을 걸작 『토지』의 작가. 『토지』가 없는 한국 문학사를 상상해 보면, 박경리란 인물이 우리 문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박경리의 어린 시절은 각박했다. 열네 살에 네 살 연상의 여자와 결혼해, 열 여덟에 박경리를 낳은 아버지는 박경리가 태어나자 마자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다. 그런 아버지를 박경리가 좋아했을 리 없고, 어머니와의 사이도 좋지 않았다. 

진주여고를 다닐 때는 학비를 보내주기로 했던 아버지가 학비 부담을 어머니에게 미루자, 아버지를 찾아가 따지다 맞은 일도 있다. `여자가 공불하면 뭣하나. 시집가면 그만이지` 하는 말에, `당신이 공부시켰어요? 그만두라 마라 할 수 있습니까? `라고 서슴없이 `당신`이라 부르며 대들자, 아버지가 솥뚜껑 같은 손으로 박경리의 뺨을 때렸다고 한다. 

문학은 그 시절 박경리에게 유일한 즐거움이자 희망이었다. 책을 미칠 정도로 좋아해 누가 책방에 돌려주는 책이 있으면 싹싹 빌어서라도 책을 손에 넣고선 밤새 읽고 돌려주곤 했다. 하룻 밤새 책 세 권을 읽고 새벽녘에 새빨개진 눈을 껌뻑거리던 기억도 생생하다. 

학교를 졸업하고 인천 전매국에 근무하던 남편과 만나 결혼해 어두웠던 가정사의 그늘에서 벗어나는가 했으나, 그 남편이 `공산주의자`로 몰려 투옥되고, 6·25 때 월북하면서 다시 홀로 되고 말았다. 

평화신문과 서울신문의 문화부 기자를 거치며, 기자가 부족해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했던 그는 일년 뒤 힘들다는 이유로 신문사를 그만두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69년 『토지』를 집필하면서 그는 일년간 세상과 철저히 담을 쌓고 살았다. 원래 『토지』는 지금처럼 방대한 분량의 대하소설로 계획되었던 것이 아니다. 외할머니에게서 들은 얘기를 토대로 한 권 분량으로 써서 탈고까지 마친 후에야 세상에 공개하기로 작정했던 작품이었다. 독하게 마음 먹고서 전화도 끊고 신문도 끊고 원고 청탁도 일체 받지 않은 채 원고지를 채워 나가던 그는, 그러나 어머니와 딸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가장으로서 가난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현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했다. 

한 차례의 절필을 포함한 우여곡적 끝에 1994년에야 끝난 이 대장정은 원주시 단구동 옛 집에서 완성되었다. 1997년 이 지역이 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토지』의 산실이 헐릴 위기에 처하자, 문화계 및 지역인사들이 나서고 토지개발공사가 협조하여 3천평 짜리 `토지문학공원`으로 영구보존 되었다. 

여기에는 박경리가 『토지』를 써낸 커다란 앉은뱅이 책상이며, 글이 막힐 때면 건너가 괜히 뒤척거리던 `고추말리는 방`, 기자가 오면 `빠꼼히` 내다보고 내쫓곤 하던 현관 바로 옆으로 난 창문 등 모든 공간과 가구가 쓰던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 외에도 그가 살던 집을 중심으로 『토지』의 작품무대인 경남 하동의 평사리 마당, 홍이동산, 섬진강, 그리고 용두레벌(용정)이 작품 속 분위기 그대로 복원되어, `토지문학공원`을 구성하고 있다. 

젊었을 때나 지금이나 자신의 존엄을 침해받으면 견디지 못한다는 박경리는 이런 점에서 『토지』의 등장인물 중 최치수를 자신의 분신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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