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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중 회화전 4/30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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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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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al Being_原本自然圖 
김근중展 / KIMKEUNJOONG / 金謹中 / painting 

2008_0430 ▶ 2008_0513 

초대일시_2008_0430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_09:00am~06:30pm / 일요일 및 공휴일_11:00am~05:00pm 

동산방화랑_dongsanbang gallery 
서울 종로구 견지동 93번지 
Tel. 82.2.733.5877/6945 



신풍류화조도新風流花鳥圖:경계없는 시선으로 바라 본 맥락의 화원花園 

김근중 회화展 



김근중이 긴 침묵 끝에 화조도를 안고 우리 곁으로 왔다. 그동안 김근중의 화력(畵歷)과 창작의 넓은 보폭(步幅)을 기억하는 이들은 그의 침묵이 무엇을 말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양평의 작업실에서 칩거하다시피 하면서 예술에 관해 사유하는 가운데 철학적 화두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김근중은 인터넷을 통해 선계(禪界)의 고수들과 아주 깊숙한 화쟁(話諍)을 나누고 있었다고 했다. 작업실의 한쪽 벽면에 낙서처럼 쓰여진 “만법이 돌아가는 곳은 하나인데 하나가 돌아갈 곳은 어디인가?” 라는 화두는 그의 현재의 심계(心界)와 고민의 흔적을 보여주는 극명한 단서였다. 이러한 그의 화두와 함께 작업실에서의 반복적 일과들은 오로지 하나의 길에 드리워진 생존의 햇볕이자, 바람이자, 빗물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바로 그 하나의 길은 빈 화폭, 캔버스 위에 그려질 올 오버 페인팅(All-over painting)으로 서서히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그림에서는 길이 보이지가 않는다. 꽃밭 속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우리의 시선을 압박한다. 그의 꽃과 새들은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듯이 아주 가깝게 포착된 채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1990년도 금호미술관에서 열렸던 김근중의 첫 개인전은 고구려와 돈황 벽화를 연구하여 그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내는 작업이었다. 이후 1993년 국제갤러리의 전시와 1996년 유나화랑, 1999년과 2000년 일본 겐지다끼갤러리 전시까지에 이르기까지의 작품들의 경향은 도상학적인 형상을 강하게 부각시킨 추상회화였다. 그는 이후 보다 미니멀한 추상성에 치중하여 명상적 색채와 질감표현에 몰두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향이 2002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마니프아트페어를 기점으로 2002년 겐지다끼갤러리, 2003년도 동산방화랑, 2005년 코엑스국제아트페어까지 이어졌다. 이제 그는 화풍의 변화적 분기점에 서서 전통 화조도의 현대적 해석으로 새로운 변신을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화풍과 작품주제의 확연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김근중의 회화적 사명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곧 그가 늘 마음속에 새기고 있는 동양정신의 핵심인 일원론적 사상과 주객일체론(主客一體論)의 회화적 구현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 근작의 정신적 밑바탕에는 바로 그러한 자신의 회화적 사명과 지향점을 향해 가는 수행자의 마음자세가 미명의 아침이슬처럼 영롱하게 맺혀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 “동양정신의 핵심은 대상이 나의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내 마음 안에 대상이 있는 것이다. 대상이 내 안에 있으니 그것은 둘이 아니어서 결국 바로 내가 그것이고 그것이 나임을 깨닫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 너와 나라는 부딪힘의 요인이 되는 나라는 관념마저 사라져 어느 것에도 걸림이 없는 자유로운 상태가 되는 것이야말로 바로 동양정신의 본질과의 조우라고 생각해왔던 상황에서 자아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성찰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 김근중이 내세워 온 ‘자연적 존재(Natural Being)’라는 개념은 그가 변함없이 지속해 온 화두(話頭)이자 화제(畵題)였다. 그는 이러한 자연적 존재의 자문과 자답을 거듭하는 가운데 존재론적 사유들을 회화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여 왔다. 이번 동산방화랑에서 발표하는 화조도는 경계없는 시선으로 바라 본 세상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일 수 있다. 김근중의 이번 근작들에서 우리의 시선을 압박하는 스틸장면처럼 확대되어 그려진 꽃과 새, 그리고 말풍선의 지시적 기표들과 기의의 불일치성 -아르토(Antonin Artaud)가 말한 “물과 수증기 사이에서 망설이는 파동”처럼- 은 새로운 맥락들을 생성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보는 가는 결국 관객 스스로에게 보여 지는 대상의 지시적 현상과 선험적 경험에서 출발한 의미작용에 의한 반응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김근중의 이러한 회화적 사명이 자아에 대한 순수한 선험의 경지로 안내하는 새로운 회화적 소통의 장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그는 그간 깊은 삼매(三昧)의 경지에서 꽃과 새를, 전통과 현대를, 동양화와 서양화의 영역을 경계없이 넘나들어 왔다. 이번 근작들은 그래서 그 사유의 화원으로 우리를 부르는 풍류의 음율이자 열락(悅樂)의 숨결들이다. ■ 장동광 

Vol.051102d | 김근중 회화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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