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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수)비엔나 -상한 영혼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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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2-2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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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KBS교향악단과 소프라노 이승희에 의해 초연되고 
조용히 잠자고 있던 작품" 상한영혼을 위하여"가 
비엔나에서 11월8일 발표됩니다. 

당시 손으로 사보해서 발표했던 작품을 지난해 악보를 정리해 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컴퓨터 사보를 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올 해 이렇게 긴긴 잠에서 깨어나 멀고 먼 비엔나에서 발표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덕분에 11년 전의 작품을 또 그대로 연주시킬 수 없게되어 힘들지만 긴 잠에서 깨어난 이 작품에 수정을 가했읍니다. 

지금도 여전히 나에게 있어 고정희 시인의 "상한 영혼을 위하여"는 강한 의지로 세상을 힘차게 펼쳐 나가려는 그의 정신이 전해져 온 몸으로 전율하게 됩니다. 삶 속에서 지쳐있거나 타인으로 부터 상처를 받을 때면 그의 시가 내게 위로와 힘이 되었고 또한 나 뿐만 아니라 위로를 받고 싶은 모든 이에게 소리로 위로를 대신하고자 쓴 작품입니다. 

특히 정신대 우리 할머니들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쓴 작품입니다. 


다시한번 그의 시를 적어 봅니다.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詩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리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리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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